죽음이 두렵지 않은 조선 관료
다만 경기도 관찰사 유엄에게도 나름 이렇게 말한 이유는 있는데 국방에 대해서 논의하려면 국경지방의 방어는 해당 지역의 지방관이 담당자이고 강화도는 강화 유수, 북한산성은 총융사, 남한산성은 수어사, 한양도성은 한성 판윤이 담당자였다. 병조판서도 아닌 경기 감사와 의논할 사안이 아니었다.
즉 영조는 경기도 감영에서 성을 축조할 물자와 인력을 내놓으라고 애둘러 압박한 것이고, 경기 감사 유엄은 눈치채고 그냥 항복하면 된다고 질러 버린 것이다. 할 말이 없어진 영조는 그냥 기록하지 말라고 사관에게 명령했는데 실록에 남았다. 영조는 난제를 해결하는 데 충분한 지원을 안 해 주고 신하들이 알아서 하라고 떠넘긴 적이 꽤 있는데, 총애하는 신하였던 박문수가 황해도 수군절도사로 갔을 때 선박 건조 비용을 요청하자 이순신은 알아서 했다고 거절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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