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물에서 인류의 재미있는 위치
인간은 특별하다.
창작물에서 인간이 아난 지성체는 정말 지겹도록 나온다.
하지만 그런 게 나와도, 보통 인간은 줄거리 상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언뜻 보면 당연한 말이다. 쓰는 사람 읽는 사람 전부 인간이니까 당연히 인간 중심으로 이야기가 묘사되지.
그런데 그거 이상으로, 작품 내에서도 인간은 어딘가 "특별하게"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문명이 우월하거나, 세계 설정 상 특별하거나, 강력하고 영향력이 크거나 등등.
심지어 인간 비판의 경우에도, 인간은 "특별하게 나쁘게"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비교 대상이 외계인이던지, 엘프나 드워프 등의 이종족이든 간에 말이다.
사실 인류의 위치를 보면 이런 인식이 그렇게 이상한 것은 아닌 게,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외의 다른 모든 인류는 멸종했기 때문에,
우리는 기록된 역사상 인간 외 지성체와 공존한 선례가 아예 없다.
만약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아니게 나온다면,
그건 보통 뭔가 크게 잘못되고 끔찍한 일로 묘사된다.
지구 역사상 우점종의 교체는 끝도 없이 일어난 일이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그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거든.
픽션에서 흔히 나오는 이야기인 총기 만능론이나 "현대 과학이 저거 다 이김" 도 비슷한데,
우리에겐 당연히 인간의 문명과 업적이야말로 가장 특별하고 우월하다는 인식이 있고,
다른 무언가가 더 우월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걸 본능적으로 무서워한다는 것이다.
물론 현대에 와서 인간이 특별하다는 인식은 많이 깨어졌기 때문에,
바로 그 원초적인 공포를 건드리는 작품도 많이 나오는 편이다.
단지 인간 나빠요가 아니라,
인간은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는 공포를 건드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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